9월 2일(현지시간 1일) 어제, mlb 구장에는 평소와 다른 점이 있었다. mlb 로고의 색이 노랑색으로 바뀌고 선수들의 유니폼과 밴드에는 노란 리본이 자리하고 있던 것이다. 그 이유는 mlb에서 소아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소아암 인식의 날’(childhood cancer awareness day)이었기 때문이다.
mlb는 어머니의 날에는 분홍색으로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아버지의 날에는 파란색으로 전립선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등 암 예방과 관련된 여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그중 “Strike Out Cancer”라는 메이저리거 수십 명이 참여하는 커다란 캠페인이 있다. 그리고 그 캠페인을 만든 선수가 이 글의 주인공이다.
2003년 드래프트, 19라운드에서 카디널스는 한 포수를 지명한다. 하지만 포수는 마이너에서 타격 불가 판정을 받고 유달리 강한 어깨를 눈여겨본 코치진에 의해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게 된다. 포지션을 변경한 후, 그는 100마일을 꽂아넣으며 카디널스의 뒷문을 책임졌고 붉은 수염과 함께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우승에 공헌하고 이듬해에는 내셔널리그 세이브왕에 오른 선수였지만 팔꿈치에 문제가 생겼고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다.
그는 재활기간 여러 환자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친해졌는데, 그중에는 브랜트 발렌저(Brandt Ballenger)라는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는 선수를 ‘Hobo’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특히나 선수와 친했고 선수는 아이를 만나면서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된다. 선수는 자신이 어떻게 하면 브란트와 같은 아이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고민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야구를 통해 아이들을 도와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야구에서 모든 유형의 소아암을 위한 캠페인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이에 따라 ‘Strike Out Cancer' 운동이 탄생했다. 이 운동은 구단과 선수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게 되었고 자신이 암에 걸렸었거나 그런 친지가 있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그들은 삼진을 의미하는 ’K’를 뒤집은 티셔츠를 입고 자신이 잡은 삼진에 비례해 기부를 하면서 운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캠페인을 시작한 선수의 이름은 바로 ‘제이슨 모트(Jason Motte)’로 MLB통산 9시즌 444게임 등판 27승 15패 70홀드 60세이브를 기록한 불펜 투수이다. 비록 화려한 커리어를 지니지는 못했지만 누구보다 뜨겁고 아름다운 피칭의 시작을 만들어낸 모트는 17년을 끝으로 커리어를 마무리했지만 지금도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추가 잡담) 제이슨 모트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진 않다. 하지만 모트의 이름을 계속 기억하는 이유는 메이저 입문 초기에 본 두 가지 사건 때문이다. 보스턴 팬이었던 나는 아스트랄한 피칭을 했던 존 래키를 정말 싫어했는데 그러던 중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존 래키에 유방암에 걸린 아내에게 이혼소송을 걸었던 것이다;; 간호는 못해줄망정 이혼소송이나 때리는 팀의 선발을 보며 충격을 받았던 나는 그 때문인지 림프종 병력이 있는 레스터에게 정이 갔고 그때부터 레스터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결론은 둘다 치맥쟁이였지만...)
그리고 다른 사건은 그해 말린스 팬들의 사랑을 받던 유망한 선수인 로건 모리슨이 갑자기 마이너로 강등된 일이다. 모리슨은 아버지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시게 되자 폐암 연구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고 관련 활동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단은 그런 그를 위해 관련 행사를 연다고 해놓고 티켓 판매가 저조하다고 취소해버렸다;;;(물론 이에 대한 모리슨의 대처가 좋았다는건 아니다.)
거액의 FA선수와 돈을 쓸어 담는mlb구단의 행보를 보고 정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제이슨 모트의 따뜻한 이야기는 기억에 남았다.
공공의 적, 카우보이 조 (0) | 2021.09.11 |
---|---|
괴수의 아들 블라디미르 게레로 JR. (1) (0) | 2021.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