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마크 아펠이라는 한 투수 유망주가 있습니다. 그는 과거 드래프트 전체 1픽에 지명될 정도로 높은 포텐셜을 지닌 촉망받던 선수였죠. 대학 시절 90마일 중후반대를 이루는 위력적인 패스트볼과 그를 뒷받침하는 변화구는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각종 부상과 부진, 은퇴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로 MLB 유망주랭킹 탑 100은 커녕 팀내 유망주랭킹 탑 30에도 들지 못하면서 과거의 자신감 넘치던 그의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습니다. 20대의 미래가 창창하던 젊은이는 어느덧 30살이 되었는데요.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마크 아펠은 1991년 7월 5일 텍사스주 휴스턴, 변호사 일을 하던 패트릭과 한동안 베이징에서 살던 손드라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아펠이 12살이 되던 해에 캘리포니아주로 이사를 가죠.
그리고 아펠은 캘리포니아주 댄빌에 있는 몬테 비스타 고등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엔 팀의 구원투수 보직을 맡았었죠.
디트로이트와 계약이 불발되자, 아펠은 스탠포드 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Pac-10 컨퍼런스에 속한 스탠포드 카디널팀에서 활약합니다. 신입생 시절엔 몇 번 선발투수로 등판하긴 했지만 주로 구원투수로 등판했으며, 2학년 때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죠. 2010년 여름, 그는 뉴잉글랜드 대학 야구 리그의 뉴포트 걸스에서 6승 1패 1.87의 평균자책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고 올NECBL 퍼스트팀에 선정되는 동시에 대학 탑 유망주로 평가 받는 기염을 토해냅니다. 2011년에는 110.1이닝 동안 3.02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6승 7패를 기록하였죠. 이러한 성적으로 올아메리칸 퍼스트팀에 선정이 되며 드래프트 전,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2012년, 아펠은 자신의 두 번째 드래프트에 참가합니다. 포텐셜만 높고 보면 아펠은 전체 1픽에 지명되는게 맞았지만 사인 어빌리티로 인해 전체 8픽까지 지명 순번이 떨어지게 되었고 피츠버그 파이러츠에 지명이 됩니다. 그러나 아펠은 이번에도 팀과 계약하지 않으면서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4학년 시즌을 맞이해야만 했죠.
대학으로 돌아간 아펠은 가을 학기를 마치고 졸업장을 받았으며, 스탠포드 카디널팀에서는 10승 4패 106.1이닝 2.1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함과 동시에 130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이후 그는 컨퍼런스 올해의 학자(scholar) 선수상을 수상하죠.
자, 이제 아펠은 자신의 세 번째 드래프트인 2013 MLB 드래프트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대로 전체 1픽,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되었으며, 6월 19일 휴스턴과 63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합니다. 이후 아펠은 7월에 곧바로 데뷔를 하였고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자, A레벨로 승격되죠. 아펠은 드래프트 이후 첫 번째 시즌을 38이닝 33삼진 9볼넷 3.79 평균자책점으로 그럭저럭 마무리 짓습니다.
2014년 초, 맹장 수술로 고생을 좀 하였으나 비교적 빨리 복귀를 하였고 마이너리그 시즌이 시작 되는 시기에 맞춰 팀은 아펠을 A레벨팀 로스터에 등재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는 12번의 선발 등판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9.74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1픽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휴스턴은 아펠을 믿었고 원래 팀의 계획대로 그를 더블A로 승격시킵니다. 승격 후엔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았고 7경기에서 1승 2패 3.6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휴스턴은 시즌이 끝나자, 아펠을 애리조나 폴리그 솔트 리버 래프터스팀으로 보냈으며, 가을을 거기서 보내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펠은 그곳에서 31이닝 24삼진 8볼넷 2.61의 평균자책점과 .167의 피안타율로 좋은 모습을 보이죠.
2015년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아펠은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하였죠. 휴스턴이 그를 트리플A 퍼시픽 코스트 리그의 프레즈노 그리즐리스로 승격시키기 전까지 아펠은 13경기 5승 1패 4.2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였으며, 트리플A 승격 후엔 12경기 4.48의 평균자책점으로 압도적인 기량은 뽐내지 못하면서 시즌을 마치게 됩니다.
그러던 2015년 12월, 오프시즌에 휴스턴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무브가 일어났으니, 휴스턴이 켄 자일스와 조나단 아라우즈를 받아오는 조건으로 마크 아펠을 포함한 다른 유망주들을 필라델피아로 보내게 된 것입니다. 2016년은 약 3시즌을 함께 보낸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아닌 필라델피아 필리스 트리플A팀에서 시즌을 시작한 아펠은 5월, 갑작스러운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리죠. 그러나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재활 도중 팔꿈치를 다치게 된 아펠은 시즌 아웃 수술을 받게 됩니다.
수술을 마친 아펠은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여 2017년 시즌을 맞이하였으나 어깨는 아펠을 계속해서 괴롭혔고 이는 어깨 부상 재발로 이어져, 그에겐 소중했던 두 달을 통으로 날리게 되었죠. 9월, 아펠은 복귀하여 17경기 5승 4패 5.14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치면서 예전과 달리 뭔가 많이 망가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8 2월 1일, 야구팬들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으니 이는 대학 야구를 평정하고 드래프트 전체 1픽에 지명되어 앞날이 창창할 것만 같았던 투수 유망주 마크 아펠이 돌연 은퇴 선언을 하게 된 것이었죠. 이 소식은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야구계에 꽤나 큰 파장을 주어, 각종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하였습니다.
몇 년이 지난 2021년 3월 27일, 마크 아펠이 컴백을 시도한다는 소식이 전미에 전해졌습니다. 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더블A팀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고 하였는데요. 곧바로 5월 8일 시울브스와의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하게 되면서 그리웠던 마운드에 다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더블A에서 6경기 선발 등판하여 승리 없이 1패, 5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트리플A로 승격되죠.
정들었던 필드를 떠나기로 한 어느 20대 중반의 청년은 서른의 나이로 마운드에 다시 돌아와 피칭을 하였으니, 구속과 구위는 한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촉망받던 유망주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저하되었지만 그의 야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습니다. 또한 9월 18일에 "2013년 전체 1픽이었던 나는 5년 후, 메이저리그 최악의 전체 1픽이라고 불렸지만 오늘 나는 다시 이 일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이곳에 쓰겠다."는 트윗을 남겨 많은 언론사와 야구팬들 그리고 그의 고단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선수들은 그의 글에 댓글을 달 거나 리트윗하여 아펠의 도전에 응원과 지지를 하기도 하였죠.
2013년 드래프트 동기였던 크리스 브라이언트, 오스틴 메도우스, 팀 앤더슨, 애런 저지와 같은 선수들은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하였으나 아직까지 마이너리그에 있는 아펠은 그들보다 실력이 좋지 않을지라도 그의 열정은 그 어떤 선수들보다도 뛰어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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